공익광고 도입기의 주제
이 시기에는 공익광고 표현의 고질적 문제점이었던 추상적인 주제 제시나 정형화된 표현을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표현 기법을 시도함으로써 공익광고 태동기의 크리에이티브에 비해 수준이 향상되었다. 이 시기의 공익광고에서는 환경보호, 밝은 사회 건설, 공중도덕 지키기 같은 주제가 강조되었다. 이는 국가적 행사였던 88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려는 노태우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결과다.
서울올림픽은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지구촌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국가적 행사였기 때문에,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강조하는 내용이 공익광고의 주요 주제가 되었다. 예컨대 올림픽의 열기를 고취하는 행사 홍보(1987~1988 서울올림픽 시리즈), 선진 시민의식 고취 그리고 투철한 안보의식 같은 주제가 강조되었다. 이 시기의 공익광고에서는 서울올림픽의 성공 개최라는 정부의 국정 과제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국민의 전폭적인 참여와 지지를 호소했다.
이 무렵은 또한 환경보호 문제가 사회적 의제로 떠올랐던 시기였다. 환경보호 관련 주제가 자연스럽게 공익광고 주제로 반영되었는데, 이는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환경보전 캠페인의 시발점이 되었다. 1989년부터는 마약 추방 문제, 과소비 문제, 학원폭력 추방 같은 주제를 강조한 공익광고들이 늘어났다. 이 시기의 공익광고에서는 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주제와는 별도로 근검절약 및 저축의 생활화 같은 국민 의식을 촉구하는 주제가 특히 강조되었다.
이에 비해 1990년대의 공익광고에서는 장애인 돕기, 소년소녀 가장 돕기, 여성 차별 없애기, 폭력 추방, 마약 추방 같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자는 주제가 강조되었으며 광고의 주제도 좀 더 다양한 맥락에서 전개되었다. 특히, 사회 각 분야에 필요한 주제를 골고루 제시해 오던 이전의 관행에서 벗어나, 국민의 관심을 끌 만한 핵심 주제를 몇 가지로 집약해서 ‘선택과 집중’을 시도했다. 이 시기의 공익광고 중에서 “온 누리 깨끗하게”라는 환경보전 캠페인이 특히 주목할 만하다. 이 캠페인은 계몽성이 지나치게 강하다고 비판받던 공익광고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정병섭 · 리대룡, 2001).
1990년대 중반에는 환경보전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는 동시에 경제 안정, 공명선거, 이웃사랑, 청소년 선도, 가치관 확립 같은 여러 가지 주제의 공익광고가 매년 10편 이상 제작되었다. 이 무렵의 공익광고에서는 경제 활성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도덕성 회복을 촉구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메시지 전략을 구사했다. 그 이유는 경제적 풍요의 이면에 가려진 그늘이라고 할 수 있는 인간성 상실, 개인주의의 팽배, 도덕적 파탄 같은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것을 예방하자는 취지에서였다.
1996년 이후의 공익광고에는 올바른 소비생활과 경제 살리기 같은 주제가 강조되었다. 1997년 말 국가 부도 사태에 직면했을 때에는 “다시 뛰자, 코리아!”라는 슬로건으로 국민 화합과 고통 분담을 호소한 <경제 위기 극복> 편이 제작되었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에 들어가서는 ‘경제 살리기’라는 주제가 전체 공익광고의 절반을 차지했다.
1988년에서 1998년까지 공익광고에는 예절, 경제 활성화, 청소년 교육, 환경보전, 도덕성 회복 같은 다양한 메시지가 골고루 반영되었다. 우리나라가 다원화 사회로 진입하던 이 무렵은, 마리케 드 무이(Marieke de Mooij, 2004/2007)가 언급했듯이 국가나 사회적으로 바람직한(the desirable) 가치관과 개인적으로 바라는(the desired) 가치관이 충돌하던 시기였다. 한편으로 경제를 성장시키는 문제도 국가 당면과제였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성 상실, 개인주의의 확산, 도덕적 해이 같은 전통적 가치관과 충돌하는 사건들이 자주 발생함으로써 가치관의 혼돈을 초래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이 시기의 공익광고는 경제 발전 캠페인과 도덕성 회복 캠페인을 동시에 전개함으로써 공익광고 메시지를 사회에 널리 확산시키는 방안을 모색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크리에이티브 측면에서 표현 기법이 눈부시게 발전한 시기였다. 이전까지의 공익광고에서는 어떤 교훈적인 내용을 전달할 것이냐 하는 계몽성 메시지를 구사하는 데 치중했다면, 1988년 이후의 공익광고에서는 광고를 보는 수용자들에게 구체적 실천 동기를 유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이 밖에도 컴퓨터그래픽을 활용해 새로운 영상 이미지를 제시하거나(1994년 <마약> 편), 빅 모델 전략을 채택한 공익광고를 제작함으로써 공익광고 크리에이티브의 수준을 한 차원 높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정병섭 · 리대룡, 2001).
[네이버 지식백과] 공익광고의 시기별 주제 (공익광고의 정석, 2016. 5. 30., 김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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